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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성기능장애는 무엇일까?
이름 : 박병대비뇨기과


아래글은 대한남성과학회에서 발췌한 글임


최근 30여 년에 걸쳐 발기부전을 중심으로 한 남성과학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정상적인 발기현상의 생리학적 기전이 규명되면서 발기부전의 새로운 진단법과 치료법들이 속속들이 개발되었고 현재 효과적인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 시대에 이르게 되었다.

이에 비하여 여성 성기능 장애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되어 온 분야로 최근에 들어서야 여성 성기능의 생리와 병리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새로운 관심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1. 여성 성기능 장애의 분류와 역학

여성 성기능 장애의 분류 체계는 정상적인 여성의 성반응 주기 (sexual response cycle)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처음으로 남녀의 성반응 주기에 대하여 설명한 Master와 Johnson에 따르면 여성의 성반응은 흥분(excitement), 고원(plateau), 극치감(orgasm), 해소(resolution) 등의 네 주기로 구분되며 이후 Kaplan은 흥분기와 고원기를 통합여 성욕 (sexual desire), 성각성 (sexual arousal), 극치감 (orgasm)의 3단계 성반응 주기를 제시하였다.1, 2

WHO의 ICD-10에 따른 여성 성기능 장애의 정의와 분류는 너무 광범위하고 포괄적이었으며 미국 정신과학회의 DSM-IV 분류는 기질적인 측면보다 정신적인 측면에 초점을 둔 분류였다. 1999년 여성 성기능 장애의 정의와 분류에 대한 국제적 총회가 개최되어 DSM-IV의 분류를 기초로 하여 성욕구 장애, 성각성 장애, 극치감 장애 등의 기존 분류에 성교통 장애란 항목이 새로이 추가되었다.3 여성 성기능 장애란 이러한 각 문항에 속하는 장애가 지속적이나 반복적으로 발생하여 환자에게 고통을 유발하는 상태를 이른다.

미국의 대단위 역학 조사 결과를 보면, 1749명의 여성 중 43%의 여성이 성기능 장애를 호소하여 남성에서의 31%에 비하여 높은 유병률을 나타내었다.4 대부분의 여성들이 두 가지 이상을 증상을 호소하였는데 가장 흔한 단일 증상은 성에 대한 흥미 결핍이었고 성기능 장애 분류법에 따르면 성각성 장애가 가장 흔한 성기능 장애의 유형이었다.


2. 여성 성기능 장애의 원인과 진단

여성의 특성상 심리적, 정신적 요인이 성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심인성 또는 복합성 성기능 장애가 차지하는 부분이 많다고 여겨진다. 최근 기질적 원인과 그 치료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남성에서 기질성 발기부전을 야기하는 여러 원인 질환들이 여성에서도 중요한 성기능 장애의 원인으로 작용함이 밝혀지고 있다.

고혈압, 당뇨, 고콜레스테롤혈증, 심질환 등의 혈관성 질환은 질과 음핵으로 가는 혈류를 저해하여 성각성 장애를 야기시키며 성교통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척수손상, 당뇨 등과 같은 중추성/말초성 신경계의 질환들도 성각성, 극치감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여성호르몬과 남성호르몬의 결핍을 유발하는 여러 내분비 질환도 성욕, 성각성, 극치감 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며 골반저근의 약화, 약물의 부작용 등도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성 성기능 장애의 진단적 접근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의 여지가 많으나 문진, 신체검사, 외성기 혈류 측정, 외성기 감각 측정, 실험실 검사 등으로 대별할 수 있다. 여성 성기능 장애의 진단은 병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상세한 병력 청취가 요구된다.

성력 (sexual history) 청취를 통하여 환자가 호소하는 성기능 장애에 대한 상세 문진, 환자의 성 생활 전반과 성 상대의 병력들을 확인한다. 또한 상세한 의료 병력 청취가 요구되는데 호르몬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부인과적 병력과 피임약, SSRI 약제 등과 같이 여성 성기능 장애를 야기할 수 있는 약제복용에 대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

이후 정신사회력에 대한 문진이 시행되고 주관적인 성기능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하여 성기능 평가 설문지가 이용되고 있다. 성기능 평가 설문지로 여러 종류가 소개되었는데 그 중 Rosen 등이 제시한 FSFI (Female Sexual Function Index)가 주로 이용되며 최근 한국어판 FSFI도 개발된 바 있다.5, 6

신체검사는 성 관련 동통을 호소하고 있는 환자에서 특히 중요하다. 요도주위, 질, 자궁경부, 음순, 음핵 등 외성기의 이상을 먼저 확인한 이후 외성기 동통을 호소하는 경우 면봉을 이용하여 동통이 국소적인지를 조사한다. 외성기 혈류 측정은 성각성 장애 환자의 진단에 그 유용성이 제기되어 복합도플러초음파검사, 질광혈류량측정법 (vaginal photoplethysmography) 등의 여러 진단 장치가 이용되어 왔으나 아직까지 객관적이고 재현성 있는 검사는 없으며 검사결과의 해석도 용이치 않다.

외성기 감각 측정은 외성기의 감각신경 손상에 따른 성기능 장애의 진단에 그 유용성이 인정된다. 질벽과 음핵 귀두부에서 진동감각, 냉감, 온감을 측정하게 되는데 아직까지 정상 범위가 설정되지 않아 실제 임상에서의 이용 가치는 제한적이다.

실험실 검사에서는 일반혈액검사, 간기능검사, 요검사 등이 시행될 수 있으며 성 호르몬 검사가 특히 중요하다. 대개 첫 방문시 DHEA-S (dihydrotestosterone-sulfate), total testosterone, free testosterone, SHBG (sex hormone binding globulin), prolactin, FSH, LH 등이 권장되며 폐경기 여성인 경우 estradiol 측정을 추가한다.


3. 여성 성기능 장애의 치료

주로 발기라는 한 가지의 생리학적 측면으로 접근하여 만족할 만한 치료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남성과는 달리 여성 성기능 장애의 치료는 그리 단순하지는 않다. 일반적 요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자신의 성기능 장애에 대한 이해와 이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담을 통한 올바른 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나 국내의 진료환경과 여성의 성문제에 대한 사회의 일반적 인식을 감안할 때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일 것으로 여겨진다.

생활 습관 중 흡연, 음주, 과격한 운동, 습관성 약물 복용 등이 성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적절히 조절하도록 하며 성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약제를 복용 중이라면 약물의 중단이나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

여성호르몬 보충은 자연 또는 수술에 의한 폐경 여성에 보편적으로 적용되었으나 최근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대단위 연구의 부정적 결과가 연이어 발표되면서 치료환경에 있어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7, 8 여성호르몬 부족에 의한 이차적인 질 위축, 질 윤활의 부족 등이 성기능 장애의 원인이라 판단되면 국소 에스트로겐 연고 도포를 고려할 만 하다.

여성에서의 남성호르몬 저하가 성욕, 성각성 등의 성기능에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온 사실로 최근 여성에서의 남성호르몬 결핍증 (female androgen insufficiency)의 정의, 분류, 평가에 대한 국제적 총회가 개최된 바 있다.9 성욕, 생활 활성도 (energy), sense of well-being 등의 저하와 같은 남성호르몬 결핍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 중 이들 증상이 다른 질환으로 설명되지 않고 여성호르몬의 수치가 정상 범주에 속하면 남성호르몬 결핍증에 대한 진단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total testosterone, free testosterone, SHBG 중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검사를 시행하여 20-40세의 가임 여성에서의 정상 범위 하한 1/4 이하에 속하는 경우 경구피임약 복용 등 제거할 수 있는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한 이후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을 고려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여성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남성호르몬 제제는 없는 실정으로 적절한 투여 경로나 용량 등에 대한 공통된 의견은 없다. 우선 testosterone undecanoate의 경구 복용을 시작해 볼 수 있으며 경피적 testosterone 공급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최근 남성 성선기능저하증 환자의 치료용으로 개발되어 FDA 승인을 받은 겔 형태의 testosterone 국소 도포도 국내 시판이 허용되면 좋은 대안이라 여겨진다. DHEA는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의 전구물질로 과다 투여하더라도 심각한 부작용이 없으므로 비교적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대개 1일 25-100 mg의 양을 매일 경구 투여하게 되는데 의사의 처방을 필요로 하지 않는 약제이므로 적절한 약제를 환자가 직접 구매하여 복용토록 해야 한다. 제품에 따라 DHEA 함유량이 표시된 용량과는 다른 경우도 꽤 있으므로 DHEA-S 등의 검사로 호르몬 수치의 변화를 추적 관찰해야만 한다.

여성 성기능 장애 분야의 개척자라 할 수 있는 미국 Boston 의대의 Dr. Goldstein 연구진은 남성호르몬 결핍에 따른 여성 성기능 장애 환자 113명에게 50 mg의 DHEA를 복용케 하여 증상의 호전과 남성호르몬 수치의 정상화를 관찰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10 이들은 남성호르몬 수치가 정상 가임 여성의 정상치 하한 1/3 이하인 경우에 치료를 시행하여 치료 적응증이 좀 더 광범위하였다.

현재 여성 성기능 장애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시도되고 있는 약물치료는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로 개발된 약제를 여성에게 투여하여 음핵과 질의 혈류 개선에 그 초점을 두고 있다. 알파 교감신경 차단제, sidenafil citrate 등과 같은 유형 V phosphodiesterase 억제제, 아포몰핀 등이 시도되고 있으나 치료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남성의 발기부전 치료에 사용되는 진공음경흡입기와 유사한 기구 (Eros)를 이용하여 음핵을 흡입, 팽창시킴으로써 성자극에 대한 음핵의 민감도뿐 아니라 질과 음핵의 혈류를 개선시켜 성기능의 향상을 얻을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11


외성기의 특정 위치에 국소적 동통을 호소하는 경우 신경종 (neuroma), 만성 궤양 등의 기질성 원인이 확인되면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국소적이지 않고 막연한 통증인 경우 연고 도포, 소염 처치, 약물 주입 또는 경구 복용으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으며 때로는 정신과적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기타 음핵의 완전 포경으로 적절한 성자극의 수용이 어려운 경우 음핵 포피를 절개해 줄 수도 있고 골반근육 강화를 위한 골반저근 운동도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결론

여성 성기능 장애는 최근 들어 관심을 모우고 있는 의학의 한 영역으로 아직까지 병태생리학적 기전, 진단 및 치료에 대한 확실한 정설이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그 유병률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추측되므로 이 분야에 대한 의료진의 관심이 촉구된다. 특히 여성의 성적 권리가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 받는 우리 나라의 문화를 고려하여 의료진이 먼저 환자에게 접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먼저 여성의 성반응과 해부학적 구조에 대한 기초지식을 습득한 이후 여성 성기능 장애의 정의와 분류를 숙지해야 할 것이다. 성기능 평가 설문지를 포함한 상세한 문진, 신체검사, 호르몬 검사를 포함한 실험실 검사가 진단의 기본이 되며 여건이 된다면 외성기 감각 측정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치료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담을 통한 올바른 성지식의 전달과 성에 대한 인식의 전환 유도이다.

호르몬 보충요법은 호르몬 검사 결과에 따라 시행한다. 여성호르몬 공급이 필요하나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국소 도포를 고려할 수 있다. 남성호르몬 공급은 testosterone gel이 유망하며 필요에 따라 안전하게 DHEA의 복용을 시작할 수 있다.

음핵 흡인 기구도 일부의 환자들에서는 효과적일 수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로 널리 이용되는 경구용 약제들은 아직까지는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여성의 성기능 장애 발생은 남성에 비해 좀 더 육체적, 신체적으로 다양한 인자가 관여함을 고려하여 치료에 접근해야 하며 가능한 여러 임상분야와의 협진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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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7-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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